[여랑야랑]윤석열-문 대통령, ‘확인되지 않은’ 독대

2019-10-01 1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는 뭔가요?

독대입니다. 그런데 '확인되지 않은' 독대입니다. 일단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 장면을 같이 보시죠.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윤석열 검찰총장께서 조국 장관이 임명되기 전날 조국 장관을 임명하면 본인은 사퇴하겠다고 이렇게 청와대에 말했다고 제가 들은 바가 있습니다. 혹시 총리 들어보신 바가 있으세요?"

[이낙연 / 국무총리 (어제)]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것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Q. "확인하기 어렵다"면 맞다는 건가요? 틀리다는 건가요?

정치인 언어 번역기에 넣어볼까요? 그럼 아마도 이런 설명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도 들어 알고 있지만 내 입으로 말하지 못하겠다."

Q. 그렇다면 윤석열 총장이 청와대에 조국 장관을 임명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게 맞다는 건가요?

사실 관계는 명확치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주목한 건 여권 인사들이 일제히 부인하지 않으면서 윤 총장이 '조국 불가론'을 폈다는 게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점입니다.

특히 윤 총장이 문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는데 수용되지 않자 자신의 직을 걸고 조 장관 임명을 막으려 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그런데 윤 총장이 사전에 조국 장관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여권의 인식은 이겁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만약에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서 검찰총장이 너무 명백히 도전한 것이 아닌가…"

이런 말도 나옵니다. 조 장관을 임명하기 직전까지 문 대통령도 지명 철회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윤 총장이 인사권에 도전하자 오히려 임명을 강행했다는 겁니다.

Q. 검찰 반응은 어떤가요?

윤 총장과 가까운 인사에게 연락해보니, 돌아온 답이 이랬습니다. "윤석열을 쫓아내려는 음모다." 윤 총장이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무리하게 조국 장관을 수사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워 내보내겠다는 여권의 전략이라는 겁니다.

Q.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를 두고도 여당과 검찰이 첨예하게 대립하겠네요.

그렇습니다. 조국 장관 사태 이후 사실보다 억측이, 또 그 억측을 근거로 한 권력암투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이겁니다. "할 말은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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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볼까요?

이번 주제는 '조국 굿즈'로 정했습니다.

Q. 굿즈라고 하면 연예인 캐릭터 상품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런데 오늘 조국 장관의 굿즈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I AM Cho Kuk', 나는 조국이다, 이런 이름의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는 겁니다.

Q. 조국 장관의 뒷모습을 프린팅했군요. 누가 파는 건가요?

미국의 한인 인터넷 커뮤니티로 추정됩니다. 이 단체가 판매수익금 전액을 조국 장관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티셔츠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2만6천 원에서 3만6천 원 사이입니다.

Q. '이니굿즈'라고 해서 문 대통령 관련 상품이 유행했는데, 팬덤이 문 대통령에게서 조국 장관에게로 옮겨가는 모양새네요.

그렇습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조국 장관 얼굴이 새겨진 검찰 개혁 촛불 집회 티셔츠를 팔고 있습니다.

조국 장관을 응원하는 광고가 붙은 공항 리무진 버스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까도 까도 새로운 게 계속 나온다는 의미로 어니언 조, 즉 양파 조 세트라며 정의라는 글씨가 새겨진 물병과 열쇠고리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조국 장관을 향한 찬반 의견이 정치를 넘어 사회, 문화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Q. 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